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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끊기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더구나 술을 끊은 상태를 계속 유지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일단 술을 끊었다 해도 많은 경우 다시 술을 마시게 되고 일단 시작한 음주는 곧바로 예전의 과음, 폭음으로 이어집니다. 결심이나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알코올 의존증이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손상시키는 심각한 질병입니다.
알코올 의존증의 원인을 한가지로 딱 잡아 말할 수는 없습니다. 유전적, 심리적, 사회적 요인이 공동으로 작용을 해서 알코올 의존증을 유발하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유전적 요인입니다. 연구에 의하면 알코올 의존증 부모의 자녀는 부모가 알코올 의존증이 아닌 자녀에 비해 알코올 의존증이 될 확률이 4배정도 됩니다. 성인이 되어서 알코올 의존증이 된 입양된 남자 아이들의 친아버지 중 25%가 알코올 의존증이며 일란성 쌍둥이는 이란성 쌍둥이에 비해 둘 다 모두 알코올 의존증이 될 확률이 2배입니다.
어릴 때의 병력도 알코올 의존증의 원인이 됩니다. 주의력 결핍증이나 비행 등의 과거력이 있으면 알코올 의존증이 될 위험이 높습니다. 반사회적 인격장애나 경계형 인격장애 역시 알코올 의존증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술을 권하는 문화, 술에 대한 사회적, 도덕적 관념, 술의 가격, 술에 대한 종교적 가치 등이 알코올 의존증에 영향을 미칩니다.
알코올은 일시적으로 공포와 갈등을 해소하며 불안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는데 이런 경험이 술 마시려는 욕구를 강화시킵니다.
알코올 의존증이 생기는 이유로는 알코올이 주는 즐거움, 긴장의 해소 등의 긍정적 효과를 추구하기 위한 것과 알코올을 끊을 때 나타나는 금단 증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시 술을 마신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알코올 의존증 환자에서 가장 흔히 동반된 정신과 질환들로는 기분장애, 불안장애, 인격장애, 약물남용이 있습니다. 알코올 의존증 환자의 1/4 내지 2/3에서 우울증이 나타납니다. 알코올 의존증과 우울증이 동반된 경우 자살 가능성이 높습니다. 불안장애도 많이 동반되는데 알코올의 불안 완화작용 때문에 불안을 경감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알코올이 남용됩니다. 알코올 의존증 환자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불안장애는 공포증과 공황장애입니다. 광장공포증 혹은 사회공포증의 증상을 경감시키기 위해 환자들이 알코올을 남용하기도 하지만 알코올 남용이 공황장애나 불안장애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그 밖에 다른 물질을 같이 남용하는 예가 많습니다. 니코틴 의존 즉 흡연이 특히 많습니다. 청소년과 30세 이전의 성인은 코카인, 히로뽕 등의 정신자극제, 아편류, 마리화나를 남용하며 중년에는 항불안제 남용이 많습니다. 이 약물들은 대개 알코올의 중추신경억제작용을 강화합니다.

자살은 알코올의존증 환자의 2-4% 정도에서 나타납니다. 특히 알코올 의존증 환자에서의 자살은 만성 알코올 중독에 따른 우울증 때문이기도 한데 수주간의 과음 후 자살기도를 하기도 하고 음주 중에 대인관계, 주로 가족에게 분노와 공격심을 터뜨려 자살기도를 합니다.
간염, 지방간, 간경변 등 간 장애, 위염, 설사, 위궤양 등 위장관계 장애, 췌장염, 당뇨, 심근병증, 혈소판 감소, 빈혈, 근병증, 성기능 장애, 수태능력장애 등이 신체적 합병증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신경계는 비타민 B 결핍증으로 인해 직?간접 손상을 받습니다. 손발이 저릿하고 간지러운 말초신경장애의 증상이 나타나거나 중추신경계 장애로 인해 발음이 어눌해지고 걸음걸이가 비틀거리고 때로는 경련이 나타나게 됩니다. 워니케(Wernicke) 증후군이 되면 눈동자가 제멋대로 움직이는 안구 진탕, 걸음걸이가 비틀거리는 운동 실조, 정신 착란 등 증상이 나타납니다. 코사코프(Korsakoff) 증후군으로 이행되면 기억상실증과 작화증이 나타나며 전반적으로 지적기능이 떨어지고 인지기능이나 개념 구성능력이 저하됩니다. 또한 구강, 식도, 위장관, 췌장 등에 암이 잘 발생하는데 이는 음주시 흔히 동반되는 흡연과 관계가 있고 신체외상도 흔한 편입니다. 자동차 사고는 물론 골절, 두부 외상 등 집안이나 거리에서 입는 외상도 많습니다.
임신시 산모의 알코올 오남용으로 인해 태아 알코올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태아 알코올 증후군은 출산 후 아기의 발육이 늦어지고, 얼굴과 머리 부분의 기형, 중추신경계 이상 징후가 나타납니다. 10만 출산에 1-2명의 빈도로 나타납니다.
알코올 중독의 급성기의 치료 원칙은 지지적 치료, 영양 보충, 해독 약물 및 항경련제 투여 등입니다. 난폭한 행동으로 인해 자신이나 타인에 대해 위험한 상황이면 환자를 폐쇄 병동에 입원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약 2/3의 급성 알코올 의존증은 외래치료가 가능한데 이를 위해서는 환자가 협조적이어야 하며 환자의 신체 상태를 수시 점검해야 합니다. 금단 증상의 경감을 위해 벤조디아제핀계 약물과 필요시 수액 및 고단위 비타민 B 복합체를 공급합니다. 급성중독이 심하거나 심한 금단 증상을 보일 때와 심한 우울증에 의한 자살기도 우려, 정신병이 합병되어 있을 때에는 단기간의 입원치료가 도움이 됩니다. 입원 치료는 안정되고 쾌적한 분위기를 제공하고 충분한 영양공급, 수액 및 비타민 B 복합체를 투여하여 이차 감염이나 신체 손상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정신치료시 우선 환자의 병이 알코올 의존증이라는 사실을 환자에게 정확히 알려주어야 합니다. 병에 대한 인식이 치료의 첫 단계입니다. 치료자와 환자와의 신뢰와 우호적인 바탕에서 이루어지는 지지적 정신치료가 필요한데 알코올 의존증 환자들이 주로 자신의 병을 부인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가족 특히 배우자가 같이 참여하고 협조하는 가족치료가 효과적입니다. 알코올 의존증 환자들이 모인 동질집단의 집단치료도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알코올 의존증의 치료에서 중요한 점은 가능한 한 여러 가지 치료법을 동원하여 합리적이고 지속적인 치료를 할 때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실패가 거듭되더라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약물치료로는 다이설피람이 가장 먼저 사용되었습니다. 다이설피람은 알코올의 대사를 차단하여 중간 대사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축적됨으로써 음주시 신체에 불쾌한 반응을 일으키므로 술을 혐오, 기피하게 하는 일종의 혐오치료입니다. 그러나 광범위한 사용에도 불구하고 다이설피람의 알코올중독의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의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1990년대에 들어 아캄프로세이트와 날트렉손이 알코올 의존증 환자의 금주 기간을 연장시키고 음주량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아캄프로세이트는 억제성 GABA신경세포의 기능을 강화하고 흥분성 아미노산, 특히 글루타메이트를 길항하며 혈액과 뇌의 세로토닌 농도를 증가시키는 기전으로 음주에 대한 갈망, 특히 조건화된 금단과 관련된 음주에 대한 갈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날트렉손은 알코올이 내인성 오피오이드를 증가시키고 증가된 오피오이드가 다시 도파민의 분비를 초래하여 결국 음주 행동을 증가시키고 유지하게 하는 일련의 반응 고리에서 오피오이드의 작용을 봉쇄하여 결국 알코올의 긍정적 강화 효과를 억압하여 알코올의 지나친 사용을 감소시킵니다.

한편 알코올 의존증의 원인이 되는 우울증이나 공황, 불안에 대한 약물치료가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항불안제인 부스피론, 도파민 작용제인 브로모크립틴, 항우울제, 심지어는 항정신병 약물까지 알코올 의존증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으나, 그 효과는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최근 들어 선택적 세로토닌 흡수 차단제가 술에 대한 갈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치료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민간의 금주운동단체로서의 자조집단인 단주동맹(A.A.)도 알코올 중독의 치료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단주동맹(A.A.)은 협심자들의 공동 문제를 해결하고 다른 사람들이 알코올 의존으로부터 회복되도록 그들을 돕기 위해 서로 간에 경험과 희망을 함께 나누는 친목 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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